미술계 소식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개막 한 달 광주비엔날레, 관객들이 발견한 것

2026.10.09

소리·영상·AI 시…알고 보면 더 보이는 작품들

"하나의 긴 이야기 같다" 감동…16만명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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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뉴시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15일까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제5전시실 전경. (사진 = 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2026.09.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전시를 하나의 긴 이야기처럼 지나온 뒤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는 질문이 남았어요.”

개막 한 달을 맞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작품 하나하나보다 작품과 작품 사이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에 반응했다.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20대 관람객은 “전시의 속도와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각각의 작품이 하나의 연속된 서사처럼 이어진다”며 “마지막에는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하나의 문장이자 질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 시작된 경험은 광주라는 도시로도 번졌다.

동명동과 양림동의 파빌리온을 둘러본 한 관람객은 “골목 사이사이에 세계 각국의 작품이 들어와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처럼 느껴졌다”며 “여러 전시장을 찾아다닌다기보다 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천천히 여행한 것 같다”고 전했다.
관람객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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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4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광장이 개막식 참가자들로 붐비고 있다. 2026.09.04. [email protected]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본전시장과 파빌리온 누적 관람객은 16만2565명이다. 추석 연휴인 지난달 24~27일 나흘 동안 2만1493명이 찾았고, 개천절 연휴인 이달 3~5일에도 1만8637명이 방문했다.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You Must Change Your Life)’를 주제로 열린다. 규모를 키우기보다 작품과 작품 사이의 연결과 관람의 밀도를 높인 전시다.

한 번에 모든 작품을 훑기보다 다시 찾는 관객도 있다. 전시해설사 고모씨는 “재입장이 가능해 여러 차례 방문하며 작품을 보다 편안하고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냥 지나치면 놓치기 쉬운 작품들도 있다.

제1·2전시실 사이 복도에 설치된 류한길의 ‘고목이 남긴 것’은 오래된 나무를 밟을 때 나는 소리를 들려주는 생성형 사운드 설치다. 과거 마을의 고목 아래 사람들이 쉬고 교류했던 모습에서 착안했다. 사람들이 오가는 경사로에 소리와 움직임을 끌어들여 잠시 머무는 장소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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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4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오는 5일부터 11월15일까지 72일간 열린다. 2026.09.04. [email protected]


제2전시실의 A K 돌벤 ‘아마존’은 활을 들어 올리고 시위를 당기는 인물의 반복적인 움직임을 16㎜ 필름에 담았다. 목과 어깨, 팔과 몸통을 가까이 보여주며 긴장과 이완, 훈련과 인내의 시간을 포착한다.

제3전시실에서는 캠프(CAMP)의 ‘봄베이 틸츠 다운’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인도 뭄바이의 3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CCTV로 도시를 촬영했다. 감시를 위해 만들어진 카메라는 바다와 고층빌딩, 거리와 판자촌을 바라보며 도시의 노동과 불평등, 기억을 포착하는 눈으로 바뀐다.

멜빈 모티의 ‘어느 맑은 날’은 만성 질환을 앓는 동반자와 함께한 5년의 시간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개구리의 움직임과 호흡을 통해 질병과 회복, 변화하는 신체와 삶의 지속성을 이야기한다.

전시의 끝에는 AI가 쓴 시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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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룬, 〈이미지-시〉, 2026, 참여 작가 제공 이미지와 AI 생성 텍스트를 담은 잉크젯 프린트 포스터,
합성 음성, 59.4 × 84.1 cm (73), 작가와 KAIST 시각도구연구실(양어진, 임수현, 양혜원, 김재연) 제공, (재)광주비엔날레 및 불가리 지원.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사진: 전병철 ©광주비엔날레 *재판매 및 DB 금지


시각 디자인을 맡은 강이룬은 AI 시스템을 활용해 비엔날레 출품작마다 한 편의 시를 생성했다. 제5전시실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시’ 73점이 펼쳐진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에서 시작한 비엔날레가 AI가 생성한 시로 끝나는 셈이다. 관객은 전시장을 빠져나오기 전 다시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는 질문과 마주한다.

해외 언론도 전시의 ‘작지만 밀도 높은’ 구성에 주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여러 비엔날레에서 보이는 “도덕적이고 진부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관점을 전환시켜 변화를 촉진한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규모는 가장 작지만 강력한 전시”라며 작가와 작품을 정밀하게 선별한 점에 주목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11월15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광주 곳곳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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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4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한 관람객이 쪼그려 앉아 작품을 촬영하고 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오는 5일부터 11월15일까지 72일간 열린다. 2026.09.0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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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4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오는 5일부터 11월15일까지 72일간 열린다. 2026.09.04.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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