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애국지사 유묵으로 전시된 '일반시국은', 친일 박중양 글씨였다

2026.09.07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걸린 유묵

서예, 역사 등 전문위원 7인 최종 판단

유홍준 "기본적 책무 미흡…검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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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일반시국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6.09.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전시됐던 '일반시국은'이 조사 결과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서예, 역사(근현대사), 고문헌, 보존과학 분야 전문가 7인의 교차 검증을 종합해 박중양이 일본 유학 시절 또 다른 이름 박원근을 사용해 남긴 것으로 판단했다고 7일 밝혔다.

'일반시국은'은 임진왜란 당시 최초 의승병장 영규대사가 승병을 모집할 때 했던 말로, 박물관 측은 지난달 10일 박중양의 다른 이름일 가능성을 외부 제보를 받아 전시에서 유묵을 철수하고 12일 사과한 바 있다.

유홍준 관장은 "각 분야의 독립적 검증이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 만큼, 이번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은 박물관이 국민 앞에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데 이에 대해 미흡했다"고 전했다.

또 "아버지의 유품으로 알고 마음을 다해 관람해 주신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송구한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 전시품 검증 절차를 더욱 강화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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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일반시국은 서예, 고문헌 분야 자료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6.09.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자문위원들은 행서체, 두인, 자호인 등으로 서예를 익힌 인물이 작성했고, 필적 대조 결과 획 처리 방식에 유사성이 있다고 봤다. '한인'이라는 표현도 일본인 앞에서 주로 쓰던 말로 독립운동가 박원근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이 외에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 '밀양박씨규정공파 족보', '술회', '대한제국관원이력서' 등의 문헌 분석 결과, 박중양은 일본 유학 시기까지는 박원근, 1903년 귀국 무렵부터는 박중양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9~20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황(표구) 제작 방식 역시 근대 일본식 표구에 자주 쓰인 방식으로 확인됐다.

이에 박물관은 최종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이 일본 유학 시절 '박원근'이란 이름으로 남긴 서예 작품으로 판단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애국지사 박원근 유가족께 조사 경위와 결과를 설명하고 거듭 사과드릴 예정이며,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시품 및 전시내용에 대한 사전 검증을 강화하고 근현대사 분야 내외부 전문가풀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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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일반시국은' 근현대사 분야 자료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6.09.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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