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44만㎡ 중 겨우 0.5% 팠는데…1600년 전 '백제인의 삶' 쏟아졌다
2026.09.01
돌성 밑에 있던 토성과 나무 집수지
의례 지내고, 옷 만들고, 철 다듬어
충주, 한성 백제시대 국가적 요충지
![]() |
| [충주=뉴시스] 충주 장미산성 발굴조사 성과보고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충주=뉴시스]한이재 기자 = "장미산성의 안팎 보호구역 전체 면적은 44만㎡에 달해요. 이 중에 0.5%인 2200㎡를 조사했음에도 풍부한 역사 자료가 나온 거죠."
충북 충주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에서 1일 열린 충주 장미산성 발굴조사 성과 공개회에서 최관호 특별연구원이 2022년부터 이어져 온 중장기 연구조사를 이같이 설명했다.
통일신라 시기 '중원'으로 이름 붙여진 충주 지역은 한성(현 서울)과 영남 중간에 있으며 물길이 흐르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삼국시대 백제, 고구려, 신라가 패권다툼을 한 지역이기도 하다.
백제가 장미산성을 축조하고 생활을 영위했던 5세기 전반(추정) 생활상이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한성에서 사용되던 축조기술과 생활물 등이 발견돼, 당시 국가적 차원의 중요 거점임이 입증됐다.
장미산성은 주변에 생활 공간(탑평리 유적), 사후공간(황새머리 고분군), 생산시설(칠금동 제철유적)과 함께 한성 백제의 핵심지로 역할 했다는 뜻이다.
![]() |
| [충주=뉴시스] 충주 장미산성에서 출토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코뚜레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산성이 단순히 군사 시설이 아니라 거주하는 공간임도 드러났다. 오늘날 눈에 보이는 돌로 쌓은 성 밑에 당대 기술자들이 축조한 흙으로 쌓은 토성이 발견됐고, 최대 규모의 목조 집수지가 확인됐다.
계곡물이 모이고 지하수가 나오는 곳에 약 7m 길이의 목재를 9단으로 쌓고 주변을 돌로 둘러싼 집수지다. 우물정(井)자로 지대목을 바닥에 설치하고, 벽면에 대형목재를 못이나 별도 고정 부재 없이 끝만 가공해 맞물리게 결합한 형태다.
내부는 한 변 6.7m, 깊이 1.8m로 최대 액체 약 8만ℓ를 저장할 수 있다. 실사용할 수 있는 70% 수준으로도 한 명이 하루 2.5ℓ 섭취 시 300명이 약 75일을 버틸 수 있는 양이다. 단, 목조 집수지는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인근 소형 집수시설을 식수로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집수지 바닥에서는 의도적으로 구멍을 뚫거나 깨뜨린 토기가 발견됐다. 우리나라 최초로 자루가 남은 철제 도끼도 발견됐다. 연구소 측은 의례와 관련된 유물로 파악하고 있다.
연구소는 우리나라 집수지 조사로는 처음으로 바닥 흙을 물에 씻어 로 건져내는 '물체질'을 하고 있다. 현재로서 흙이 마대로 약 6000자루가 나왔는데, 이 중 3000자루 정도 진행한 상태다. 해당 지역에 대해 남은 발굴 조사를 생각하면 1/4 정도 진행된 상태다.
![]() |
| [충주=뉴시스] 충주 장미산성 발굴조사 특별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여기에서는 벼, 조, 콩, 팥 등 곡물 씨앗과 복숭아, 밤, 산사열매 등 과실류, 우엉 등 재배·채집 식물 등 50여종의 식물이 모습을 나타냈다. 강아지, 돼지, 사슴, 말, 꿩 뼈 등도 발견됐다.
이 외에도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삼태기와 소코뚜레가 발견됐고, 제철과 실 생산과 관련한 유물이 나오는 등 산성이 생활공간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자료들이 등장했다.
이보람 학예연구사는 "충주가 중요한 지정학적 이유는 한강 물길과 영남대교 육로가 이어지는 하나의 스위칭 허브지점이기 때문"이라며 "목조 집수지는 원형이 잘 보존된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노명구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하나하나 쌓아온 조사와 연구 결과를 소개해 드리게 돼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아직 밝혀야 할 게 많이 남았고, 중요 유구와 유물을 어떻게 보존하고 국민 여러분께 공개할지 함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향후 물질을 완료하고 다른 구역에 대한 발굴 조사와 함께 융복합적 백제 시대 생활상 재연, 발견 유물 보존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날 성과 공개회에는 임종덕 국립문화유산연구원장, 이동석 충주시장,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 |
| [충주=뉴시스] 한이재 기자 = 1일 충북 충주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에서 특별전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2026.09.01. [email protected] |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