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반복되는 영상·끌어안은 토끼들…이나윤 ‘Don’t Speak’ 개인전
2026.03.03
갤러리민트서 13~31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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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윤 개인전 ‘Don’t Speak’. 토끼 세라믹 작업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이번 전시는 언어로 드러나기 전의 감정 상태를 다룹니다.”
이나윤 작가가 영상과 세라믹, 회화를 매개로 침묵의 감정을 탐색하는 개인전 ‘Don’t Speak’를 연다. 전시는 오는 13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연희동 갤러리민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장에는 영상 작품 2점과 세라믹 작업 25~29점, 수채화 회화 7점이 함께 선보인다.
작가는 “말해지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되는 순간 다른 형태로 고정된다”며 “이번 전시는 기억과 트라우마, 정체성이라는 키워드를 ‘기억의 기록’이라는 형식으로 탐구해 온 작업 흐름 위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의심(doubting), 인식(knowing), 애도(mourning), 되찾음(returning) 네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 ‘의심’ 파트에서는 싱글 채널 비디오 ‘Forgive to Forget, Forget to Forgive’를 선보인다. ‘forgive’와 ‘forget’을 교차 배치하며 망각과 용서의 선후관계를 묻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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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글 채널 비디오 ‘Forgive to Forget, Forget to Forgive’ 부분.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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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I Know You Know I Know’' 스틸부분 *재판매 및 DB 금지 |
두 번째 ‘인식’에서는 영상 ‘I Know You Know I Know’를 통해 ‘I know’와 ‘You know’라는 문장이 초점이 맞춰졌다 흐려졌다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기억의 왕복 운동을 시각화한 장면이다.
‘애도’ 파트에서는 30점의 도자 작업으로 구현된 토끼 형상이 자리한다. 작가는 “토끼는 오랫동안 ‘나’를 상징해 온 존재”라고 말했다. 순하고 연약해 보이지만 매우 예민하고 사회적이며 복합적인 심리 상태를 지닌 동물이다. 위협을 느끼면 도망치기보다 그 자리에서 멈추는(freeze) 습성을 지닌다.
토끼들은 얼굴을 파묻거나 몸을 접은 채 웅크리거나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상실 이후 남겨진 감정의 잔여를 떠올리게 한다. 도자로 제작된 토끼들은 애도의 대상이자 동시에 애도를 수행하는 공동체적 존재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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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윤 개인전 ‘Don’t Speak’. 토끼 세라믹 작업 *재판매 및 DB 금지 |
마지막 ‘되찾음’에서는 오디오 작업 ‘5, 4, 3, 2, 1, (breathe)’를 선보인다. ‘Grounding Technique’에서 착안한 작업으로, 감각을 하나씩 호출하며 의식을 현재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작가 이나윤은 홍익대학교 애니메이션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인스티튜트 오브 더 아츠(CalArts)에서 실험애니메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부터 홍익대 영상애니메이션학부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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