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중견 작가 5인의 회고 아닌 도전…아르코미술관 ‘안티-셀프’

2025.08.21

강홍구·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김옥선·김지평·하차연

총 112여 점의 회화·사진·영상·설치 전시

associate_pic
하차연_보관, 2005-2006,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2분 48초.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현대미술의 허리를 지탱해온 중견작가들이 ‘회고’ 대신 ‘도전’을 택했다.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질문을 정면으로 붙잡아, 자기 진술과 매체 실험으로 새로운 변신의 길을 모색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아르코)는 오는 22일부터 아르코미술관에서 하이라이트 전시로 기획초대전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를 연다.

정병국 위원장은 “아르코 하이라이트전을 통해 중견작가 기획전을 브랜드화하고, 한국 미술의 허리를 이루는 중견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조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강홍구,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김옥선, 김지평, 하차연 등 다섯 명의 중견작가가 참여해 총 112점의 회화·사진·영상·설치를 선보인다.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展
이 전시는 아르코의 작가조사·연구·비평, 중견작가 지원사업과 연계된 프로젝트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매개로 중견작가의 자기 반영적 태도에 주목한다. 회고적인 것, 혹은 시대착오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해, 각자의 매체와 방법론을 새롭게 갱신하는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작가들은 자신이 걸어온 궤적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며 ‘과거의 나’와 결별해 ‘새로운 나’를 정의하는 여정을 펼친다. 매체가 지닌 역사와 문법에 반하고, 자기 자신에 반(反)하며, 고유한 시각언어를 창안하는 과정이다. 이는 곧 중견작가의 도약이자 ‘안티-셀프’의 선언이다.
associate_pic
강홍구_공룡, 2024, 사진에 AI 합성,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27×44cm. *재판매 및 DB 금지


제1전시실은 강홍구와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의 작업을 조명한다. 강홍구는 사진을 매개로 한국 미술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끊임없이 질문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1998년 연작 〈나는 누구인가〉와 더불어 AI 합성을 활용한 신작을 공개한다.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는 “오늘 나는 다른 사람이고, 내일은 또 다른 사람일 것이다”라는 선언처럼, 쓸모를 잃은 사물과 사건을 재조합해 현재적 맥락에서 언어를 갱신한다.

associate_pic
김옥선_chn_trr430, 2025,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25×100cm. *재판매 및 DB 금지


제2전시실에서는 김옥선, 하차연, 김지평이 참여한다. 김옥선은 영상 〈홈〉(2023)을 통해 국가 정체성의 변화와 개인 서사를 연결하며, 하차연은 〈스위트 홈〉(2004)에서 떠도는 이들의 일시적 정주를 퍼포먼스로 담아낸다. 두 작가는 ‘홈’이라는 개념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며, 주변적 존재와의 연대를 드러낸다. 김지평은 주류 동양화 담론에서 밀려난 전통을 발굴해 ‘재야의 이야기’를 회화적 방식으로 펼쳐낸다.

associate_pic
김나영,그레고리 마스_미니마우스, 2025, 편물에 자수, 액자, 60×40×4cm. *재판매 및 DB 금지


associate_pic
김지평_없는 그림, 2021, 유리 진열장에 실크 스크린, 60x60x190cm(디테일1)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와 함께 참여작가와 기획팀이 주고받은 <서신 교환> 책자도 공개된다. 작업 과정의 내밀한 뒷이야기와 자기 변신의 논리를 작가의 목소리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또한 아카이브 라운지·e-리딩룸에서는 비평집, 아티스트북, 도록 등을 열람할 수 있으며, 9월 5일 ‘아르코데이’에는 영어 도슨트 프로그램, 9월 중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된다.

10월 26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위치한 아르코미술관에서 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입장료는 무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보기

“성급한 컬렉터를 노린다”…미술 사기 매뉴얼[박현주 아트클럽]

대구 퓰리처상 사진전…"40% 할인·전시지원 쿠폰 혜택"

왜 지금 김창열인가…김성희 관장 “한국 미술과 세계를 잇는 접점”(종합)

"광복부터 현재까지"…23~31일 광화문 광장서 '국가기록특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