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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블랙 퀀텀 퓨처리즘: 타임 존 프로토콜'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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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퀀텀 퓨처리즘 (2023) Photo_Ebru Yildiz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은 오는 9월 4일부터 28일까지 M2 전시장에서 샤넬 컬처 펀드(CHANEL Culture Fund)의 후원을 받아 '타임 존 프로토콜(Time Zone Protocols)'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리움의 중장기 연구 프로그램 ‘아이디어 뮤지엄(Idea Museum)’의 세 번째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아티스트 컬렉티브 ‘블랙 퀀텀 퓨처리즘(Black Quantum Futurism)’은 카메이 아예와(Camae Ayewa)와 라시다 필립스(Rasheedah Phillips)가 공동 설립한 다학제적 예술 실천으로, 양자물리학과 흑인 디아스포라의 시간 경험, 아프리카 고유의 시간 개념을 교차시켜 대안적 시간 정치학을 탐구해왔다.

이들은 식민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든 시간 체계가 흑인 공동체의 기억과 자율성에 미친 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퍼포먼스·설치·음악·글쓰기·커뮤니티 프로젝트 등을 펼쳐왔다.

'타임 존 프로토콜'은 1884년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 자오선 회의’를 기점으로, 영국 그리니치가 세계 기준 자오선으로 지정되며 표준화된 시간 체계가 서구 중심으로 재편된 역사에 문제를 제기한다.

전시는 기존의 직선적 시간 인식을 해체하고, 흑인·아프리카 공동체가 지녀온 다층적이고 순환적인 시간성을 조명한다.

 전시장에는 시간 억압의 역사를 보여주는 연표, 순환적 시간성을 탐구하는 영상, 라이브러리 설치, 관람객이 각자의 리듬으로 시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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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존 프로토콜 포스터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개막에 맞춰 9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본초자오선 언컨퍼런스(Prime Meridian Unconference)'가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이라는 맥락에서 블랙 퀀텀 퓨처리즘과 아시아적 시간성의 접점을 모색하며, 서로 다른 시간이 교차하는 대안적 미래를 제안한다.

카메이 아예와와 라시다 필립스를 비롯해 종교학자 이창익, 런던 연구자 최영숙, 말레이시아 ‘게리미스 아트’ 공동 설립자 웬디 시아, 프린스턴대 V. 미치 매큐언 교수, ‘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 등 다양한 국제 전문가와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구정연 리움미술관 교육연구실장은 “지난해 젠더와 다양성을 주제로 경계의 새로운 언어를 탐구했다면, 올해는 다양한 시간성이 공존하는 사회를 상상하고 실험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 뮤지엄’은 샤넬 컬처 펀드의 후원으로 진행되며, 포용성·다양성·평등·접근성이라는 리움의 핵심 가치를 동시대 예술적 상상력 속에서 탐구하는 중장기 연구 프로젝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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