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백남준이 열었던 하늘길…한국·브라질 예술로 다시 잇는다

2026.11.05

현대차 '트랜스로컬 시리즈' 세 번째 전시

백남준아트센터·상파울루 피나코테카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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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진 카이젠, 〈옛 달, 새 달〉(2026), 〈해류〉(2026) 외,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 전시 전경. 사진=홍철기,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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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덴마크 코펜하겐의 밤하늘에 달이 떠 있다. 지구 반대편 제주 바다에는 파도가 밀려온다. 서로 멀리 떨어진 두 풍경이 전시장에서 마주한다.

제주 출신 작가 제인 진 카이젠의 신작 '옛 달, 새 달'(2026)과 '해류'(2026)다. 코펜하겐 룬데타른 천문대에서 촬영한 달과 제주 앞바다의 화산암 군도, 바다의 흐름을 담은 영상을 통해 지리적 경계를 넘어 이어지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서로 다른 장소와 문화를 예술로 연결하는 전시가 한국과 브라질에서 열린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아트 파트너십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세 번째 전시인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Via Satellite)'가 5일 경기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와 브라질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이 공동 기획했다. 백남준이 예술과 기술을 통해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했던 실험을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다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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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크리스틴 선, 〈마음 땅 덩어리〉(2026) 외,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 전시 전경. 사진=홍철기,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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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는 김 크리스틴 선, 비아히츠, 제인 진 카이젠, 비비안 카쿠리 등 4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지난해 서로의 도시를 방문해 문화와 역사, 언어, 이주의 흔적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작을 제작했다.

백남준아트센터 전시는 '달, 메아리, 모기, 그리고 밈'을 부제로 신작과 기존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김 크리스틴 선은 대형 벽화 '마음 땅 덩어리'(2026)를 통해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날 때 발생하는 긴장과 접촉의 의미를 탐구한다. 검은 덩어리로 표현한 두 개의 '마음'이 맞닿은 모습은 관계가 만들어지는 순간의 무게와 역동성을 드러낸다.

브라질 작가 비아히츠는 '삼바의 세 가지 기원: 뛰어오름, 목욕, 기도'(2026)에서 모잠비크 출신 무용가 쑴베 무순자와 함께 삼바의 역사적 흔적과 어원을 추적한다. 또 다른 신작 '언어는 백신이다'(2026)에서는 언어가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에 주목한다.

비비안 카쿠리의 '클렙시드라'(2026)는 붉은 콘크리트 스피커와 덩굴처럼 늘어진 케이블로 구성한 사운드 설치 작품이다. 여러 사람의 정맥에서 녹음한 소리를 전시장 전체로 확장해 신체와 시간, 기술의 관계를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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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히츠, 〈삼바의 세 가지 기원: 뛰어오름, 목욕, 기도〉(2026), 〈언어는 백신이다〉(2026) 외,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 전시 전경. 사진=홍철기,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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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백남준 20주기를 맞아 그의 예술적 실험을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읽는다는 의미도 있다.

백남준아트센터 박남희 관장과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 요헨 볼츠 관장은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실험을 오늘의 현실로 이어가는 '연결'의 프로젝트"라며 "서로 다른 장소와 문화를 잇고 타자를 이해하는 소통과 연대의 장"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에서는 오는 28일부터 '백남준과의 대화'를 부제로 전시가 열린다. 참여 작가들의 신작과 백남준의 주요 작품이 서로 대화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현대자동차가 지원하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는 국내외 미술 기관의 공동 연구와 신작 제작, 전시, 출판 등을 지원하는 아트 파트너십이다. 지난해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영국 휘트워스 미술관의 협업으로 시작해 올해 울산시립미술관과 뉴욕 뉴 뮤지엄의 협업으로 이어졌다.

백남준아트센터 전시는 2027년 3월 28일까지,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 전시는 2027년 4월 1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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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카쿠리, 〈클렙시드라〉(2026),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 전시 전경. 사진: 홍철기,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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