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고려불화 외길 50년은 숙명"…혜담스님이 펼친 '천년의 장엄'

2026.09.30

9월 30일 세종문화회관서 고려불화대전 개막

수월관음·오백나한 등 높이 5m 안팎 대작 공개

내달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무료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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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숙명적이 아니었을까요. 운명이었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월제혜담 스님이 반세기 동안 고려불화 연구와 재현에 매달린 이유다. 스님에게 비단 위에 부처를 그리는 일은 그림을 완성하는 작업이자 부처를 모시는 수행이었다.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제1미술관에서 개막한 계태사 고려불화학술연구소 특별전 '월제혜담 스님 붓끝으로 나투신 천년의 장엄, 고려불화대전’은 그 오랜 수행의 결실을 펼쳐 보이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강원 속초 계태사 주지인 혜담 스님이 고려불화 도상과 재료, 전통 제작기법을 연구하며 다시 구현해 온 작품들을 모았다. 고려 불교 미술의 정수인 고려불화의 맥을 50여 년간 이어온 혜담 스님의 역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대규모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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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0일 세종문화회관 제1미술관에서 열린 계태사 고려불화학술연구소 특별전 '붓끝으로 나투신 천년의 장엄, 고려불화대전' 현장 2026.09.30. [email protected]

이날 개막식은 개식 선언을 시작으로 삼귀의,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등 정중한 의례와 의식으로 시작됐다. 
 
행사에는 수덕사 문장 설정 스님과 쌍계사 회주 덕운 스님, 보문종 총무원장 인구 스님을 비롯해 주호영 국회의원, 윤재웅 동국대 총장, 류완하 동국대 WISE캠퍼스 총장, 이병선 속초시장 등이 참석했다.

축사에 나선 쌍계사 회주 덕운 스님은 고려불화가 지닌 깊은 정신적 가치와 혜담 스님의 평생에 걸친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덕운 스님은 "혜담 스님은 반세기 동안 부처님의 수행 모습과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자비의 세계를 진실한 마음으로 불화에 담아냈다"며 "국내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태국, 일본, 나아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초청 전시까지 마치며 고려불화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스님의 위대한 작업에 깊은 감동과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표 작품은 높이 5m 안팎의 수월관음보살상, 오백나한상, 아미타삼존상이다. 수월관음보살상은 520×283㎝, 오백나한상은 550×31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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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0일 세종문화회관 제1미술관에서 열린 계태사 고려불화학술연구소 특별전 '붓끝으로 나투신 천년의 장엄, 고려불화대전' 현장 2026.09.30. [email protected]

아미타삼존상은 전통 도상과 화면 구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조성한 대작이다. 금니로 표현한 문자와 문양을 화면 구성에 결합했다. 여러 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풀어낸 변상도와 불·보살상, 나한상도 함께 소개한다.
 
월제혜담 스님은 50년 동안 고려불화 외길을 걸어온 소회를 밝혔다. 스님은 "고려불화 복원에 전념해 온 것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숙명이자 운명이었다"며 "고려시대에는 그림 자체를 부처님으로 모시고 기도했기에 '불화'라기보다 '화불(畫佛)'이라 부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스님이 비단 한 폭을 대하는 마음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같은 천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옷이 되거나 걸레가 되지만, 스님에게는 부처를 모시는 바탕이 된다. 스님은 "부처님을 모시는 천으로 생각하고 거기다 부처님을 새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나가거나 다른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50여년 동안 한결같이 화불 조성에 힘을 쏟았다. 스님은 그 시간이 "인간의 어떤 능력이라든가 한계를 초월한 그런 운명적이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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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0일 세종문화회관 제1미술관에서 열린 계태사 고려불화학술연구소 특별전 '붓끝으로 나투신 천년의 장엄, 고려불화대전' 현장 2026.09.30. [email protected]

계태사 고려불화학술연구소에 따르면 스님은 비단 뒤에서 색을 입히는 배채와 섬세한 선묘, 천연 안료의 중첩, 금니 문양 등 고려불화의 전통 표현기법을 연구하며 재현작 500여점을 제작했다. 국내외에서 80여 차례 전시를 열며 그 성과를 알려왔다.
 
스님이 바라보는 고려불화에는 붓을 든 사람뿐 아니라 그림을 이루는 재료의 몫도 있다. 스님은 식물성·동물성 재료와 돌가루, 금속가루 등을 언급하며 "고려불화는 인간의 힘만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고 그들의 공덕으로 이렇게 고려화불이 탄생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세기 성과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일에는 현실적 제약도 따랐다. 당초 연구소는 재현작 130여 점을 출품한다고 안내했지만, 혜담 스님은 전시장 공간이 부족해 준비한 작품을 모두 걸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관람객에게 바라는 것은 고려불화를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만 바라보지 않는 일이다. 스님은 청자와 금속활자, 고려대장경과 함께 고려불화를 이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꼽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를 통해 우리 역사를 더 깊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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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0일 세종문화회관 제1미술관에서 열린 계태사 고려불화학술연구소 특별전 '붓끝으로 나투신 천년의 장엄, 고려불화대전' 개막식에서 인사말하는 월제혜담 스님  2026.09.30. [email protected]

계태사 고려불화학술연구소가 주최·주관하는 전시는 내달 12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 주요 작품과 관련 자료를 수록한 '월제혜담 스님 붓끝으로 나투신 천년의 장엄, 고려불화 대전집'도 출간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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