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가을 궁중문화축전 전시감독 백종환 "여백 속 질서 표현"
2026.09.16
10월 7~11일 창덕궁 희정당서 공예품 50여점 전시
희정당, 왕의 집무실…한식 건물에 서양식 장식 특징
공간이 가진 미학 살려…"비원처럼 많이 알려지길"
![]() |
|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026 가을 궁중문화축전 창덕궁 공예 전시 '조선 공간 미학: 백(白)의 질서' 전시감독 백종환이 16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9.16. [email protected] |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창 아래 나무 부분을 '머름대'라고 해요. 집을 지을 때 집 주인 어깨너비에 크기를 맞췄대요. 앉아서 팔을 올렸을 때 편안한 높이감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양반도 사람이잖아요. 피곤하면 옆으로 누울 수도 있는데 밖에서 안 보이는 높이인 거죠."
16일 서울 마포구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WGNB에서 만난 백종환(47) 대표는 조선시대 공간이 가지는 미학을 머름대로 설명했다. 백 대표는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대향로관'과 대구간송미술관의 '미인도실'을 설계한 이다.
내달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개최될 가을 궁중문화축전 동안 보물 창덕궁 희정당에서는 백 대표가 전시감독을 맡은 공예 전시 '조선 공간 미학: 백(白)의 질서'가 펼쳐진다. 여기서 백은 '여백'으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은 여백 속에서 질서를 찾아나가는 일이었다.
백 감독은 건물이 가지는 '선'을 살리면서 공간의 경계와 그 허물어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빈 종이를 여백이라고 하진 않아요. 거기 점을 찍으면 나머지가 여백이 되는 거죠. 하나의 점이 더 있으면, 그 사이에 관계성이 생기고요. 또 위치에 따라 운동감 등이 생겨나죠. 그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 |
|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026 가을 궁중문화축전 창덕궁 공예 전시 '조선 공간 미학: 백(白)의 질서' 전시감독 백종환이 16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9.16. [email protected] |
지난봄 '조선 공간 미학'이라는 큰 주제를 받아 들고, 처음으로 희정당을 방문했을 때 느낀 감정에서 '백의 질서'라는 메인 주제가 나왔다.
"서양 근대 문화가 들어온 상황인데도 조선의 미학이 남아 있는 상태였어요. 복도나 방에서 보이는 벽, 바닥, 천장 등이 가진 질서들이 보였어요. 밝음과 어둠, 다양한 장식, 샹들리에, 카펫, 벽지까지 이런 것들을 가지고 전시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희정당은 조선 연산군 2년(1496)에 숭문당이 소실된 후 재건한 건물의 명칭이다. 현재 있는 건물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 불에 탄 것을 경복궁 침전 강녕전을 헐어 그 자재로 1920년에 지은 것이다.
한식건물에 서양식 실내장식이 특징으로, 대한제국시대 왕의 사무실과 외국 사신 등을 접대하는 곳으로 사용됐다.
전시 작품은 큐레이터와 함께 고민해, 무형유산 전승자 24명과 현대작가 8명의 작품 약 50점을 선보이기로 했다.
![]() |
|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026 가을 궁중문화축전 창덕궁 공예 전시 '조선 공간 미학: 백(白)의 질서' 전시감독 백종환이 16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9.16. [email protected] |
건축과 공간 디자인 등 다방면으로 이력을 쌓아온 백 감독은 궁궐이라는 공간이 주는 제약이 오히려 이번 전시의 차별성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벽에 못을 박거나 천장을 이용하는 게 제한되는데, 이런 제한 속에서 어떤 구조로 배경을 만드냐에 따라서 다양한 관계성이 생겨난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오히려 이번 전시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요."
일부러 전시용 조명을 설치하지도 않았다. 자연 채광과 샹들리에만으로 희정당이 사용되던 순간을 관람객이 느낄 수 있게 의도했다. 전시 공간조차 전시품으로 거듭나는 지점이다.
백 감독은 "생각했던 궁의 모습이 아니라 놀랐다. 비원처럼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공간"이라고 했다.
복도, 방 등 희정당 내부에 10개 정도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백 감독은 전시 초반부에 마련된 희정당에 관한 설명을 꼭 읽고 관람하기를 추천했다.
전시는 현장 예약제로 행사 기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5분마다 25명 정도로 입장 제한을 할 예정이다. 축전 측은 하루 700~800명 정도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
| [서울=뉴시스] '조선 공간 미학: 백의 질서' 홍보물 (사진=국가유산진흥원 제공) 2026.09.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