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박종진, 2026 로에베 공예상 수상…섬유같은 도자 ‘Strata of Illusion’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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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LOEWE 공예상 2026 수상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종이를 접고 쌓아 도자기로 굳힌 한국 작가의 작업이 세계 공예계 최고 권위상 중 하나인 로에베 공예상을 거머쥐었다.

박종진이 ‘2026 로에베 공예상(Loewe Craft Prize 2026)’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Strata of Illusion’으로, 현재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최종 후보 전시에 소개되고 있다.

‘Strata of Illusion’은 도자와 종이, 안료, 유약을 결합한 조형 작업이다. 부드럽고 섬유질처럼 보이는 표면과 영구적으로 굳어진 도자의 물성이 충돌하는 긴장 위에 놓여 있다.

낮은 의자처럼 앉을 수 있을 듯한 형태를 띠지만 실제 기능보다는 조각적 존재감에 가깝다. 종이가 사라진 뒤 남겨진 접힘과 압축의 흔적은 ‘환상의 층(Strata of Illusion)’처럼 물질과 기억이 교차하는 순간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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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로에베 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 표면은 지질층, 직물, 골판지, 암석 단면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옅은 청색과 산호빛 붉은색, 황색과 녹색 층위가 압축된 결을 이루며 부드러운 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온에서 굳어진 자기다.

작가는 작업실 인근 지층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퇴적과 압력, 시간의 축적 과정을 도자 제작 방식으로 치환해왔다. 풍경을 재현하기보다 지질학적 시간이 남기는 물질의 변화를 공예적 프로세스로 번역한 것이다.

로에베 재단은 이번 수상작이 장식적 효과보다 재료와 공정의 실험성, 물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동시대 공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빠른 생산과 디지털 시뮬레이션이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손의 노동과 물질의 변형 과정을 작품 표면에 고스란히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종진은 국민대학교와 영국 카디프 메트로폴리탄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공예·콜렉터블디자인 전공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에는 공예와 디자인, 럭셔리 브랜드 협업을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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