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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한운성 컬렉션 기증기획전 122점 전시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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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성_The Selfish Giant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 2층에서 한운성 컬렉션 기증기획전 ‘그림과 현실(Between Image & Reality)’을 개최한다.

2026년 3월 22일까지 여는 이번 전시는 2023년 작가가 미술관에 기증한 195점의 판화 작품과 소장품을 토대로, 한운성의 60년에 걸친 예술적 탐구를 총망라하는 자리다.

회화·판화·디지털 드로잉 등 총 122점을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 기증작 51점과 작가 소장 디지털 드로잉 65점을 포함한 71점이 더해지며, 한 작가의 ‘이미지 실험의 진화’가 한눈에 드러나는 대규모 회고 형식이다.

미술관은 기증 이후 2년간 작품 해제·연구를 지속해 왔으며, 이번 전시는 그 성과를 건축적 구성처럼 정교하게 배열해 선보인다.

전시는 초기작업(1964-1981)부터 과일(1997-)·꽃(2018-)·디지털 드로잉(1992-)시리즈까지 5개 섹션으로 나눠 한운성의 세계을 조명한다.

한운성은 서울대 회화과 졸업 후, 1973년 한국인 최초의 미술 분야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판화를 수학하며 기하학적 추상과 실험적 판화를 확장했다. 특히 ‘거인’(1974) 시리즈는 미국 시각문화의 충격과 기술적 탐구가 맞닿는 지점에서 탄생한, 작가 작업 세계의 근본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말년 작업은 생명과 소멸, 존재의 근원을 향한 사유로 응축된다. 1990년대 ‘과일채집’ 시리즈는 사라지는 원형을 기록하는 일이었고, 은퇴 후 시작한 ‘꽃’은 생의 아름다움과 꺼져가는 순간을 동시에 담아낸다.

1992년 신문 삽화를 위해 ‘페인트 브러쉬(Paint Brush)’ 프로그램을 사용해온 그는, 2021년부터는 아이패드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판화성'을 다시 실험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기술의 변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실험하며 시각언어의 지평을 넓혀온 한운성의 예술세계를 폭넓게 조명하고자 한다”며 “그의 치열한 관찰과 감각적 사유가 오늘의 현실을 다시 사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으며, 미술관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 해설이 제공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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