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치열한 드로잉의 전투…김남헌 '열린도감, 아종의 생태계'
2025.08.29
파주 갤러리끼 전속작가 첫 개인전
30일부터 '연필회화' 22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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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헌, 닫힌 낮, 2025, 종이에 샤프, 60.6 × 90.9 cm *재판매 및 DB 금지 |
[파주=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치열한 드로잉의 전투가 한 장의 종이 위에서 벌어졌다. 1995년생 작가 김남헌(30)의 선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관계 속 긴장과 균열이 응축된 전장(戰場)이다.
파주 출판단지 내 갤러리끼에서 30일 개막하는 개인전 '열린도감, 아종의 생태계'는 연필 회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김남헌이 꾸준히 탐구해온 ‘아종(亞種)’ 개념을 풀어낸 드로잉은 선으로 구축된 감정의 해부학이다. 화면 속에서 해체된 신체와 감정의 조각은 서로 얽히며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한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끼와 전속 계약 후 처음 열리는 개인전으로, 김남헌 회화 세계의 확장을 알리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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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끼, 김남헌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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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헌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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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헌, 넌 사람이 좀 고답해, 2025, 종이에 샤프, 91.0 × 91.0 cm *재판매 및 DB 금지 |
작가는 색채를 철저히 배제하고 샤프와 흑연만으로 세계를 구축한다. 겹겹이 쌓인 선과 농담은 얼굴을 분해하고, 신체를 재배열하며, 전설적 괴수 같은 형상들을 호출한다.
작가는 “이 (괴물같은)존재들은 모두 인간관계 속에서 생겨난 마음의 소리"라며 "‘나의 변이된 일부’, 즉 아종”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화면은 스케치도 없이 손의 흐름을 따라가며 열린다. 환상적 이미지가 무한히 생성되는 작품은 하나의 ‘열린 도감’처럼 무수한 가능성을 품고 해석의 층위를 끝없이 확장시킨다.
특히 '닫힌 낮'(2025), '아종'(2025) 등 신작은 선의 충돌과 압축을 통해 감정의 이면을 드러내며, 게임적 상상력과 회화적 사유가 결합된 동시대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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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끼, 김남헌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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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끼, 김남헌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
김남헌의 드로잉은 평면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는 화면 속 형상들이 입체로 도약해 나온 듯한 세라믹 조형물도 함께 등장한다. 검은빛 오브제들은 그림에서 걸어 나온 괴수·인간·새의 혼종 캐릭터처럼 보이며, ‘열린 도감’의 세계가 전시장 구석구석까지 흘러나오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는 회화와 조형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작가의 세계관이 다층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갤러리끼 이광기 대표는 “김남헌의 작품이 동시대 미술에서 게임적 상상력과 회화적 탐구가 결합된 새로운 장르로 주목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남헌은 계원예술대학교 순수미술과를 졸업했으며, 2024년 제9회 서리풀 Art for Art 대상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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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