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붕대 감은 토끼 'ZERO' 서울 상륙…아루타 수프, 韓 첫 개인전
2025.05.27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 31일부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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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editch Baby Acrylic paint on canvas 123.0 x 157.0 x 4.0 cm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밤거리를 떠도는 붕대 토끼 'ZERO'가 서울에 상륙했다. 일본 출신 작가 아루타 수프(Aruta Soup)의 국내 첫 개인전 'INSOMNIAC CITY'가 오는 31일부터 7월 20일까지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전시는 도쿄 신주쿠의 밤을 배경으로, 도시의 욕망과 불안을 유머와 환상으로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네온 설치, 그리고 그래피티 감성이 뒤섞인 신작들을 통해 작가 특유의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펼쳐낸다. 특히 갤러리 4층에는 신주쿠의 야경을 재현한 몰입형 공간이 조성돼 관람객이 밤의 도시를 직접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전시 제목 ‘INSOMNIAC CITY’는 도쿄 신주쿠, 그중에서도 가부키초가 가진 매혹과 그림자를 가리킨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그 이면에는 끝없는 욕망과 애매함이 흐른다. 아루타 수프는 이 도시에 ‘ZERO’라는 캐릭터를 투영한다. 붕대를 감은 토끼 ZERO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 도시인이 느끼는 고독과 불안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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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ay with My Dogs_Acrylic paint on Canvas_130x130x4cm_2025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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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일본에서 태어난 아루타 수프는 런던에서 10대 시절을 보내며 스트리트 문화와 클럽씬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며, 캐릭터 중심의 회화 작업과 브랜드 협업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 디저트 브랜드 ‘Knotted’와의 협업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에게 ZERO는 단순한 페르소나가 아니라, “균열 난 세계에서 다시 태어나는 존재”다. 아루타 수프는 자신을 ZERO의 창조자가 아니라, “그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꾼”으로 정의한다. 이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3월 토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도시의 리듬과 어둠, 인간의 감정과 환상이 얽힌 'INSOMNIAC CITY'는 오늘날 시각예술이 가질 수 있는 감각과 서사의 가능성을 새롭게 제안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