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박인경·차명희·김미영·엄유정, 감각적 연대의 기록

2025.05.12

S2A, 세대를 잇는 ‘유영하는 선’展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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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경, Envol, 2025 한지에 먹, 75.4 x 72.3 cm
ⓒ 박인경, 이미지 S2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선(線)’은 단순한 조형 수단을 넘어, 감각과 사유, 존재의 흔적이 된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S2A 갤러리는 '유영하는 선 Floating Lines'전을 열고, 세대를 달리하는 네 명의 여성 작가 박인경(1926), 차명희(1947), 김미영(1984), 엄유정(1985)의 회화 속 ‘선’의 언어를 한 자리에 모았다.  회화 및 드로잉 50여 점을 선보인다.

‘선’을 중심으로 회화의 물성과 리듬, 추상성과 서사성을 탐색하는 전시는 서로 다른 시대의 여성 작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삶과 존재를 화면 위에 새겨왔는지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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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A 갤러리, 유영하는 선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수묵 추상의 대가 박인경의 최신작에서 출발해, 차명희의 반복과 제스처, 김미영의 리드미컬한 색채 붓질, 엄유정의 유려한 형태까지, ‘선’은 이들에게 감정이자 구조이며 생명이다.

박인경은 1세대 여성 화가로서 지필묵의 간결함 속에서 동서양의 추상 미학을 오가며 ‘살아 있는 선’을 그린다. 그녀의 선은 삶과 예술을 오롯이 통과한 리듬이다. 차명희는 ‘선을 긋고 지우는’ 반복 행위를 통해 존재의 흔적을 캔버스에 새긴다. 그녀에게 선은 흔적이자 호흡이다.

김미영은 웻 온 웻 기법을 통해 다채로운 색채와 감각의 흐름을 구현한다. 작가에게 선은 감각의 풍경이며, 촉각적인 회화다. 엄유정은 부드럽고 자유로운 곡선을 통해 추상적 형태와 정서를 환기한다. 이  작업은 선이 어떻게 감정을 호출하고, 기억을 발화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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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는 선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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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는 선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유영하는 선’은 단지 형식의 전시가 아니다. 시대와 세대를 넘어, 여성 작가들이 회화를 통해 어떤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감각적 연대의 기록이다. 동양화, 드로잉, 유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가들은 ‘선’을 통해 자기 정체성과 회화의 근원을 질문한다.

한편,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선’과 ‘드로잉’, 그리고 여성 작가의 작업에 주목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7월 5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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