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레이첼 윤 'NO SWEAT'의 기이한 위로
2025.04.29
한국계 미국인 작가
G Gallery서 국내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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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l Youn, Endure,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움직임은 있지만, 도달은 없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레이첼 윤(Rachel Youn)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G Gallery에서 국내 첫 개인전 'NO SWEAT'을 열고, 땀 한 방울 없이 반복하는 기계들의 슬픈 몸짓을 선보인다.
29일 펼친 개인전 제목 ‘NO SWEAT’는 자기 개선과 성취를 갈망하지만, 끝내 도달하지 못하는 인간적 욕망을 은유한다. 레이첼 윤은 중고 마사지기, 운동 기구, 전동 육아용품 같은 '몸을 위한' 기계들을 조화와 인공 식물과 결합해, 기이하고도 유머러스한 키네틱 조각으로 재탄생시켰다. 버려지고 잊힌 기계들은 스스로 움직이며 무의미한 반복을 이어가고, 텅 빈 공간을 점유한다.
작가는 "'NO SWEAT'은 땀 없이 가동되는 자기 개선의 풍경이자, 실패한 위로의 소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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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l Youn_Shine,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
조각들은 인간을 보조하던 상태를 벗어나 스스로 '몸'이 되지만, 여전히 주체가 될 수 없는 존재의 한계를 드러낸다. 격렬하고 관능적인 움직임, 비틀린 신체성은 효율적이지도, 치유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무기력과 불안, 어긋난 욕망이 뒤섞여 있다.
작가는 중고 기계에 깃든 기대와 피로, 소비와 실패의 흔적을 읽어낸다. 인간 중심의 시선, 문화적 혼종성, 체화된 타자의 불안정성까지, 레이첼 윤의 조각은 개인적 서사와 사회적 구조를 동시에 껴안는다. 기계들은 돌봄을 흉내내지만, 결국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채, 기이한 반복만을 남긴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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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윤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레이첼 윤은?
1994년생 한국계 미국인 작가로, 조각과 설치를 기반으로 작업한다. 중고 마사지기와 인공 식물을 활용해 격렬하고 관능적인 키네틱 조각을 제작하며, 따뜻한 인간의 손길을 모방하지만 결국 텅 빈 감각만을 제공하는 기계적 존재를 다룬다.
워싱턴대학교에서 BFA를, 2024년 예일대학교에서 MFA를 취득했다. 최근 《Pleasure Circuit》(Soy Capitán, 2024), 《Well Adjusted》(Night Gallery, 2023) 등 개인전을 열었고, Aldrich Contemporary Art Museum, Aranya Art Center 등 다수 기관에서 전시했다. Vermont Studio Center Fellowship과 Great Rivers Biennial Award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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