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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화·무속 英서 조명…제이디 차, 터너상 최종 후보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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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디 차. 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전통 설화와 무속의 이미지가 영국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다시 조명받고 있다. 터너상(Turner Prize) 2025년 최종 후보에 한국계 캐나다 작가 제이디 차(Zadie Xa ·42)가 선정됐다.
영국 테이트 미술관은 23일(현지시간), 올해 터너상 후보로 은넨나 카루, 모하메드 사미, 레네 마티치와 함께 제이디 차를 발표했다. 영국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이 상은 매해 주목할 만한 작가를 선정해 동시대 미술 담론의 흐름을 이끌어왔다.
1983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태어난 차는 현재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며, 한국계 2세로서의 정체성을 예술의 중심에 놓고 작업해왔다. 마고할미, 바리공주, 구미호 등 한국 설화 속 인물과 전통 직물인 조각보를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삼아, 회화와 텍스타일, 퍼포먼스, 사운드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든다.
터너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심해의 메아리를 가로지르는 달빛 고백: 당신의 조상은 고래이고, 지구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아랍에미리트 샤르자비엔날레 16에서 선보인 설치작품이다. 협업 작가 베니토 마요르 발레호와 함께 제작했으며, 대형 회화, 조각보, 황동 풍경 650여 개가 조화를 이루는 구성이다. 바다의 이미지를 통해 조상과 기억, 지구의 서사를 환기하며, 동아시아적 상상력을 현대적 언어로 확장시켰다.
제이드 차는 2022년 제주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2023년 스페이스K 서울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어 한국 관객과의 접점을 넓혔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나의 예술은 뿌리를 되짚는 여정”이라고 밝히며,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을 중심에 둔 작업세계를 설명한 바 있다.
터너상은 1984년 제정된 현대미술상으로, 영국 출신 또는 영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수상자는 12월 9일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상금은 2만5000파운드(약 4700만원)다. 최종 후보들의 전시는 오는 9월 27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브래드퍼드 카트라이트 홀 미술관(Cartwright Hall Art Gallery)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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