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1억 4천만 달러 베이컨'의 주인, 엘레인 윈 별세…세계 미술시장 긴장
2025.04.22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제국 '윈 리조트'의 공동 창립자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미술관' 등
전설적 컬렉션 향방 주목
![]() |
한화 1500억 대에 낙찰된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의 회화작품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가지 연구’(1969년작)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프란시스 베이컨의 3부작을 1억 4000만 달러(1562억5552만 원)에 낙찰받았던 세계적 미술 컬렉터 엘레인 윈(Elaine Wynn)이 지난 14일 82세로 별세했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인물의 부고를 넘어, 미술시장 전반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제국 '윈 리조트'의 공동 창립자로서 알려진 윈은 생전 예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블루칩 작품 수집에 열정을 쏟아왔다. 2013년 크리스티 뉴욕에서 낙찰받은 베이컨의 '루시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1969)는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그 이름을 미술계 중심에 올려놨다.
그의 컬렉션은 마네, 조안 미첼, 루시안 프로이트 등 현대와 근대 회화를 아우른다.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 위치한 ‘벨라지오 미술관’은 윈 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호텔 내부에서도 피카소, 마티스, 자코메티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예술은 그에게 '가치 저장의 수단'이 아닌, '삶의 확장'이었다.
![]() |
엘레인 윈 별세에 MGM리조트가 인스타에 전한 추모 성명을 전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
미술관 후원자로서의 행보도 두드러졌다. 윈은 2011년 LA카운티미술관(LACMA) 이사로 합류해 2015년 공동 의장에 올랐고, 피터 줌터가 설계한 신관 건립을 위해 5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마이클 하이저의 야외 조각 이전 비용을 직접 후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적인 수집과 공공의 미술 후원이 교차하는 ‘현대적 컬렉터’의 표본으로 불렸던 윈의 죽음에 시장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주요 경매사는 윈의 유산이 향후 경매에 출회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엘레인 윈 컬렉션’을 둘러싼 물밑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온 컬렉션 가운데 하나인 만큼, 향후 경매 라인업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는 생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남긴 진짜 흔적이 호텔 이름이 아니라 예술이어야 한다면, 그건 내가 세상과 연결된 방식이었다고 말해주는 증거일 거예요.”
한편 MGM리조트 측은 “엘레인 윈은 벨라지오, 미라지, 보 리바지 등 세계적 랜드마크를 설계한 선구적인 리더였다”며,
“그의 창의성과 경영 감각은 럭셔리 리조트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했으며, 교육과 예술에 대한 헌신은 라스베이거스를 넘어 미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추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