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지구를 위한 예술의 목소리"…'더 글로리어스 월드'展 개막

2025.04.21

충무아트센터 개관 20주년 2025년 첫 전시

아이슬란드·이탈리아·벨기에·미국

사진작가 4인이 담아낸 '기후 위기'

아름답고 충격적인 110점 국내 최초 공개

김혜자 오디오 도슨트로 메시지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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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르 악셀손(Ragnar Axelsson)이 극지방의 풍경을 담은 흑백 사진. 충무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름다움은 절망의 반대편에서 온다.”

기후 위기의 시대, 예술은 어떻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22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아트센에서 개막한 '2025 CCPP-더 글로리어스 월드(The Glorious World)'전은 뜨거워진 지구, 흔들리는 문명. 그 앞에 선 인류에게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CCPP(Climate Change Photo Project)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진을 매개로 환경변화에 직면한 인류에게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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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미술전문기자] 충무아트센터는 2025년 본격적인 개관 20주년을 맞아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4인이 참여해 총 110여 점의 사진 작품과 영상을 소개한다.
*재판매 및 DB 금지


충무아트센터는 2025년 본격적인 개관 20주년을 맞아 펼치는 이번 전시에는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4인이 참여해 총 110여 점의 사진 작품과 영상을 소개한다.

특히 아이슬란드 사진기자협회에서 20회 이상 수상하고 ‘올해의 사진가’로  네 차례 선정된 라그나르 악셀손(Ragnar Axelsson)의 작품 46점이 국내 최초로 공개, 주목받고 있다.

접근조차 쉽지 않은 극지방의 풍경,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대자연, 그리고 문명의 속도를 따라가는 현대인의 일상까지 담은 이번 사진전은 조용하지만, 질문은 날카롭다. '잊지 말자고. 우리가 무엇을 소비했고,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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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아트센터에  선보인 이탈리아 작가 마르코 가이오티의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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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가이오티가 10년에 걸쳐 완성한 '사라져 가는 서식지' 프로젝트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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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아트센터 '2025 CCPP-더 글로리어스 월드(The Glorious World)'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슬란드·이탈리아·벨기에· 미국 사진작가'더 글로리어스 월드'
‘랙스(Rax)’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라그나르 악셀손 지난 40여 년 동안 아이슬란드, 시베리아, 그린란드 등 북극의 외딴 지역에서 사람, 동물, 자연을 기록해 온 동시대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그의 흑백 사진은 북극의 척박한 환경에서 인간이 겪는 본질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포착하며, 극지방 주민들과 그들이 직면한 전례 없는 급격한 기후 변화를 조명한다.

매년 지구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자연 서식지를 탐험하며 촬영을 이어가는 이탈리아 작가 마르코 가이오티(Marco Gaiotti)의 작품 24점도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그는 서식지 파괴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기록하며, 동물들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아름다우면서도 충격적인 감정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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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아트센터에 전시된 닉 하네스의 환희의 정원.  *재판매 및 DB 금지


벨기에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자 겐트 왕립예술학교의 교수인 닉 하네스(Nick Hannes)도 시각적 은유와 은은한 유머를 빌려 현대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를 다룬다.

특히, 1960년대 먼지만 날리는 무역지대에서 최첨단 도시로 변모한 두바이의 모습. 사막에서 스키를 타고, 돌고래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풍경 속에서 현대 문명의 극단적 양면성을 보여준다.

특히 '환희의 정원'은 자본주의의 궁극을 상징하는 도시 두바이를 배경으로 한다. 인공섬과 초고층 빌딩, 호화 리조트가 만들어낸 '소비의 낙원' 속에서, 그는 묻는다. “이 세계는 지속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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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조던 '숫자를 따라서' 연작. 24만개의 버려진 비닐봉투로 구성된 비너스의 탄생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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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크리스 조던(Chris Jordan)의 '황홀한 폐허' *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 서울 전시에서 플라스틱을 가득 머금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새의 모습을 포착해 큰 반향을 남겼던 미국 작가 크리스 조던(Chris Jordan)의 작품도 소개된다.

멀리서 보면 명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버려진 쓰레기로 구성된 ‘러닝 더 넘버스(Running the Numbers, 2004~2018)’, 그리고 파타고니아 해안에서 촬영한 자연의 미묘한 아름다움을 담은 최신작 ‘황홀한 폐허(Ecstatic Desolation, 2021~현재)’가 함께 전시된다. ‘러닝 더 넘버스'는 10초마다 소비되는 비닐봉지, 1분마다 버려지는 페트병 등 통계를 이미지화 한 작업이다. 조던은 “아름다움은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에너지이자, 인간 본질로 향하게 하는 나침반”이라 말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예술감독으로 이번 전시를 총괄한 석재현 예술감독은 “이번 프로젝트가 찬란하고도 영광스러운 지구에서 다시 살아가기 위한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CPP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의 조직위원장인 조세현 중구문화재단 사장은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위태로운 지구의 현재를 기록하기 위해 묵묵히 렌즈를 들었을 작가들의 도전과 사명감에 경의를 표한다”며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답고도 의미 있는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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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자가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김혜자가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다. 전시 대표작 20여 점에 담긴 메시지를 김혜자의 나긋한 목소리로 듣는 순간, 이미지는 마음 깊숙이 스며든다. 30년 넘게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활동해온 김혜자는, 이번에도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으로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크리스 조던(미국)과 닉 하네스(벨기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가 23일 오후 2시, 충무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린다. 기후 위기의 본질을 공유하고, 사진이 가져다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이번 ‘아티스트 토크’ 참가비는 2만 원이다. 전시는 8월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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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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