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완판 행진 깜놀"…'2025화랑미술제' 6만명 방문 역대 최대

2025.04.21

경기불황 우려 속 문 열자마자 작품 팔려

첫날 6000명 작년보다 30%↑…'문화 핫플'

예년과 달리 코엑스 A홀 B홀 사용 동선 쾌적

역대 최대 168여 곳 참여…"키아프 같다" 호평도

MZ세대 컬렉터 부상 "즐거운 미술 문화 소비" 추세

'2025 화랑미술제' 2탄, 6월 26일 수원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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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화랑미술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요. 혼란 정국과 경기불황이라고 해서 크게 기대 안 했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고 작품이 팔려나가서 정신이 없었어요."

'2025 화랑미술제'는 화랑 주인들을 놀라게 하며 '진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일 한국화랑협회(회장 이성훈)는 지난 16일 개막한 화랑미술제는 20일까지 열린 5일 간 6만 여명이 방문, 지난해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올해로 43회를 맞은 행사는 화랑협회 회원 화랑 168여 곳이 참여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한국화랑협회는 "화랑미술제의 오랜 전통과 상반기 첫 대형 아트페어로서 문화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행사였다"며 "소셜 미디어와 리테일 시장에서 강력한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 컬렉터들이 주도하는 미술시장의 변화를 체감했다"고 밝혔다.

올해 화랑미술제는 작년보다 판이 커졌다. 코엑스(coex) 1층 A홀과 B홀을 모두 사용해 넓어진 전시장은 '마치 키아프'같은 분위기로, 기대감이 없었던 컬렉터들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는 호평을 전했다.

올해 화랑미술제는 처음으로 도입한 테마형 도슨트 프로그램도 매진 사례를 보였다.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삶을 위로하는 예술’, ‘조각·미디어아트: 예술의 확장’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진행된 도슨트 프로그램은 미술시장과 예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체험하는 자리는 아트페어의 새로운 방향성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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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2025화랑미술제 VIP데이에 관람객이 몰려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머징 작가 완판 행진…중저가 작품 판매 이어져
첫날인 VIP데이부터 관람객이 몰리면서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특히 약진하는 이머징 작가들에 대한 호응이 두드러졌다. 전시장 곳곳에 팔렸다는 표시인 '레드닷 스티커'가 부스를 뜨겁게 했다.

학고재의 박광수, 갤러리 조은의 백윤조, 표갤러리의 김미로, 갤러리 반디트라소의 윤위동, 아트팩토리의 김서울 등 이머징 작가들이 개막 첫날부터 팔려나갔고, 두루아트스페이스의 이유진도 9점이 판매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키다리 갤러리 최명진 작가의 작품 8점, 갤러리 위에 참가한 홍승태 작가의 작품이 9점 모두 솔드아웃 됐다. 진화랑 박현수 작가의 대작 역시 행사 초기에 판매 완료되며 눈길을 끌었고, 갤러리 팔조의 이대천 작가 작품도 완판됐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여겨지는 중진 작가의 작품 수요 역시 고르게 나타났다. 갤러리 나우의 고상우, 나인 갤러리의 우병출, 리안 갤러리의 김근태, 금산갤러리의 김은진, 갤러리 그림손의 채성필 작가는 물론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 판매도 이어졌다. 갤러리현대의 이강소, 국제갤러리의 줄리안 오피, 표갤러리의 이우환 등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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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원혜경 선화랑 대표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화랑미술제 VIP 프리뷰 행사에 방문한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참여한 156개 갤러리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168개 국내 갤러리가 참여한다. 2025.04.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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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화랑협회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43회 화랑미술제 VIP 프리뷰 행사를 갖고 국내 정상급 갤러리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5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참여한 156개 갤러리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168개 국내 갤러리가 참여한다. 2025.04.16. [email protected]


◆개인전 같은 솔로 부스 인기…신진 작가들도 날개
MZ세대 컬렉터들 덕분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소품 판매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줌갤러리의 감만지, 유아트스페이스의 서안나, 예원화랑의 윤다냐 등의 작품이 행사 내내 인기를 얻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솔로부스 섹션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가나아트의 김선우 작가와 OKNP의 박성옥 작가의 작품은 개막 첫날 전량 판매되며 화제를 모았다. 김리아 갤러리의 박태훈 작가, 도잉 아트의 안젤라 버슨, 맥화랑의 이두원 작가, 아트사이드 갤러리의 조은 작가, 이길이구 갤러리의 마이큐(MYQ) 역시 7점이 판매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솔로부스에 참여한 한 갤러리 관계자는 “상반기 첫 메이저 아트페어인 만큼 중저가 작품 판매가 호조였다"면서 “하나의 작가가 온전히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으로 갤러리의 아이덴티티를 선명히 드러낼 수 있었으며, 단순히 ‘1작가 1부스’ 형식을 넘어, ‘작가 중심’의 전시 방식이 컬렉터와의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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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미술전문기자] 가나아트 부스는 도도새 작가 김선우의 작품을 첫날 모두 완판시켰다. 2025.04.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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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 갤러리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화랑미술제 VIP 프리뷰 행사에 박지나 작가의 수채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5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참여한 156개 갤러리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168개 국내 갤러리가 참여한다. 2025.04.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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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6 단독 부스 *재판매 및 DB 금지


◆ZOOM-IN 방진태 대상…KB 스타상 이다연 수상
2025 ZOOM-IN 어워드와 프로그램 파트너 KB금융그룹이 시상하는 KB 스타상 시상도 치열했다.  줌인 전시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된 투표에는 약 5000여명이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투표 결과와 전문가 심사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수상자는 방진태 작가(대상), 최지원 작가(최우수상), 추상민 작가(우수상)로 선정됐다. KB스타상 수상자는 한국화랑협회와 KB금융그룹 내부 심사를 바탕으로 이다연 작가가 뽑혔다.

수상자 외에도 신예린, 박보선, PRETTYLINEZ 정현 작가의 작품이 연이어 판매되었으며, 미술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초보 컬렉터들에게 줌인 작가들의 작품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인생 첫 컬렉션의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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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화랑협회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43회 화랑미술제 VIP 프리뷰 행사를 갖고 국내 정상급 갤러리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5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참여한 156개 갤러리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168개 국내 갤러리가 참여한다. 2025.04.16. [email protected]

◆경기불황 속 아트페어 북적 작품 판매 배경 
 불확실한 경제 속에서도 예술 소비는 더 일상화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미술 향유가 확산되고 있음을 증명한 자리였다.

미술시장전문가들은 "고가 작품보다는 중저가 작품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한편 MZ세대의 새로운 컬렉터들의 영향력이 국내 미술시장에 미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이는 향후 미술시장 성장의 가능성을 더욱 견고히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아트페어가 일종의 ‘문화 행사’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점, 미술을 사는 것 뿐 아니라, 구경하고 사진 찍고 경험하는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람객 수는 경기불황과는 크게 연동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연예인들과 셀렙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배경이다. 화랑미술제의 아트 워커인 배우 김희선을 비롯해 가수 이효리, NCT 정우, 빈지노 부부, 정종철 부부, 에프엑스의 엠버 등이 작품을 관람하며 '문화 핫플'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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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미술제' 43년의 전통의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화랑협회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43회 화랑미술제 VIP 프리뷰 행사를 갖고 국내 정상급 갤러리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5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참여한 156개 갤러리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168개 국내 갤러리가 참여한다. 2025.04.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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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화랑미술제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2025화랑미술제는 부스 검색 시스템과 테마형 도슨트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한 작가의 작품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솔로섹션을 마련하는 등의 콘텐츠의 다양성을 강화했다. 더불어 배우 김희선이 2025 화랑미술제의 아트 워커(Art Worker)로 참여하는 등 새로운 관람객층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높였다는 평가다.

예년과 달리 두 개 홀에 걸친 전시 공간이 넓어 관람객들의 원활한 유입을 도왔고, 전년 대비 더욱 편리한 관람 동선이 돋보였다. 관람객들은 이전에 비해 확연히 업그레이드된 전시 수준과 솔로부스,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6와 같은 다채로운 기획에 호평했다.

갤러리 애플 국경오 작가의 '서울에서 온 고흐'와 맥화랑 이두원 작가의 카라반 설치 작업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고, 갤러리 기와 라선영 작가의 적송을 활용한  작품이 포토 스팟이 되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갤러리 관계자는 “2025 화랑미술제는 국내 미술시장의 역동성과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행사였다”고 평했다. 특히 "전시의 폭과 깊이가 더해지고,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띄게 늘어나며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여 전시 공간이 단순한 작품 나열을 넘어선 하나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며 올해 화랑미술제에 만족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화랑협회는 서울 코엑스에 이은 '2탄 화랑미술제'를 예고했다. 오는 6월 26일 경기도 수원에서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을 개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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