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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 거장 솔 르윗…아모레퍼시픽미술관서 한국 첫 개인전

2026.05.21

솔 르윗 재단·도쿄도현대미술관 협력

9월1일 개막…APMA 공간 맞춤 확장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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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Drawing #770', 1995 Photo: Kazuo Fukunaga.© 2026 The LeWitt Estate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Courtesy Paula Cooper Gallery.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예술은 반드시 작가의 손으로 완성돼야 하는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이 오는 9월 1일 개념미술의 선구자 Sol LeWitt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Sol LeWitt: Open Structur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월드로잉(Wall Drawing), 기하학적 입체 조각, 회화, 드로잉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르윗의 작업 세계를 다각도로 조망한다. 특히 전시 공간에 맞춰 새롭게 실행되는 월드로잉 작업을 통해, 예술을 물리적 대상이 아닌 ‘개념’과 ‘구조’로 확장한 그의 예술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솔 르윗(1928~2007)은 “아이디어 자체가 곧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개념미술의 새로운 언어를 구축한 작가다. 그는 작가가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지시문(instruction)에 따라 제3자가 작품을 실행할 수 있는 방식을 정립하며, 창작의 주체와 예술의 성립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대표 작업인 월드로잉은 작가가 남긴 지시문과 도면에 따라 다른 이들이 벽 위에 선을 그리고 색을 채워 완성한다. 작품은 전시 종료 후 지워지기도 하고, 다른 공간에서 다시 실행되기도 한다. 고정된 원본보다 개념과 시스템 자체를 작품으로 본 르윗의 예술 철학이 집약된 작업이다.

이번 전시 제목인 ‘Open Structure’ 역시 르윗 작업의 핵심 개념을 반영한다. 표면을 제거하고 구조만 남긴 그의 입체 작업들은 완결된 조각이라기보다, 끊임없이 변화 가능한 시스템과 과정의 상태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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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Drawing #312', 1982 Photo: Kazuo Fukunaga. © 2026 The LeWitt Estate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Courtesy Paula Cooper Gallery.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일본 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에서 시작된 순회전으로, 솔 르윗 재단과 도쿄도현대미술관(MOT) 협력 아래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공간에 맞춰 확장 구성된다. 도쿄 전시에서는 월드로잉, 구조물(Structures), 아티스트북 등 르윗의 대표 작업군을 포괄적으로 선보였다.

르윗은 1967년 발표한 글 ‘개념미술에 관한 단상(Paragraphs on Conceptual Art)’에서 “아이디어는 예술을 만드는 기계가 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오늘날 그의 작업은 단순한 미술사적 선례를 넘어, 알고리즘과 프로토콜, 생성 시스템 등 동시대 디지털 환경과 맞물리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작품의 고유성과 저자성, 실행과 복제의 문제를 둘러싼 질문은 AI 시대 예술 담론과도 깊게 연결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솔 르윗의 작업 논리를 공간 속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라며 “개념미술의 역사적 전환점을 한국 관객들에게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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