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허스트 전시만? 국립현대미술관은 '탐정의 시간'

2026.03.31

'MMCA 다원예술 2026' 4월부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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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일본 전자음악 작곡가 료지 이케다와 앙상블 모데른이 협업한 공연이 4월 1일 선보인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로 관람객이 몰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고유의 태도를 질문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원예술 프로그램 ‘다원예술 2026: 탐정의 시간’을 4월 1일부터 12월 6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2018년부터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 온 다학제·융복합 프로그램이다.

‘다원예술 2026’을 기획한 성용희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지난 2년간 이어온 ‘공간’ 탐구에서 나아가 ‘시간’의 문제로 질문을 확장한다”며 “2024년 ‘우주 엘리베이터’, 2025년 ‘숲’이 각각 수직적 상상력과 생태적 공간을 다뤘다면, 올해는 이를 관통하는 시간의 층위를 조명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6~2027년 2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기획으로, 올해는 1부에 해당한다. ‘신체적 관찰과 추적’을 중심으로 느린 시간 속에서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다룬다.

여기서 ‘탐정’은 AI 시대 예술이 제안하는 인간의 태도를 상징한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답과 효율을 추구한다면, 탐정은 그 반대의 길을 걷는다. 빠른 결론 대신 느린 관찰, 효율 대신 비효율, 정답 대신 과정에 머무르는 존재다.

전시는 이러한 탐정적 태도를 예술가와 아이들의 감각을 통해 풀어낸다. 목적 없이 세계를 응시하고 사소한 것에 몰두하는 시선은 고정된 질서와 시간을 흔드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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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 Photo by John Lauener *재판매 및 DB 금지


프로그램은 4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순차 공개된다.

개막 프로그램으로는 료지 이케다와 앙상블 모데른이 협업한 ‘현악기를 위한 음악’이 4월 1일 선보인다.

5월에는 캐나다 퍼포먼스 그룹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의 ‘아이들의 헤어컷’이 진행된다. 어린이들이 직접 성인의 머리를 다듬는 참여형 프로젝트로, 기존 권력 관계를 뒤집는 실험이다.

7월에는 스페인 연극 듀오 엘 콘데 데 토레필의 ‘호수의 빛’, 9월에는 한국과 네덜란드 작가들이 참여하는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 서울’이 이어진다.

10월에는 박민희의 신작 ‘내청內聽의 무대(가제)’, 12월에는 정여름의 신작 ‘목교木橋(가제)’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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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Film still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 단계부터 참여하는 ‘프로덕션 하우스’ 역할도 강화한다. 국내외 기관과 협업을 통해 한국 다원예술의 국제적 확산을 추진하고, 지역 미술관과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AI가 즉각적인 답을 제공하는 시대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관찰하고 탐구하는 시간”이라며 “이번 전시는 인간 고유의 시간성과 태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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